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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보다 좋은 거 같다" 역대급 네일, 무적방패 ‘스위퍼’ [IS 피플]

'제2의 에릭 페디'라 불러도 손색없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이 그 주인공이다.네일은 시즌 첫 3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이 0.47,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0.89로 수준급이다. 3경기 모두 기복 없는 모습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지난 9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선 7이닝 무실점 쾌투로 팀의 연패를 끊어내기도 했다. 최근 2경기 13이닝 비자책 행진 중이다.네일의 주 무기는 횡 슬라이더의 일종인 스위퍼(Sweeper)이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네일은 투심 패스트볼(투심)과 슬라이더 비율이 전체 구종 대비 각각 33.8%와 30.1%로 높다. KIA 구단은 네일의 슬라이더를 스위퍼로 분류하는데 구종 피안타율이 0.086로 채 1할이 되지 않는다. 이강철 KT 감독은 "네일의 스위퍼가 페디보다 좋은 거 같다. 알고도 치기 힘들다"고 했다. 페디(현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지난해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이다.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역대 다섯 번째 '시즌 20승·200탈삼진'을 동시 달성했는데 그의 주무기가 바로 스위퍼였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좌우 움직임이 큰 스위퍼로 타자의 배트를 유인했다. 페디 이후 여러 투수가 스위퍼 그립을 잡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네일은 다르다.현장에선 "페디만큼 던진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KBO리그 첫 3경기 등판 기록을 보면 네일과 페디는 큰 차이 없다. 오히려 네일이 앞서는 세부 지표도 꽤 있다.KIA 포수 김태군은 "(공의) 회전이 너무 좋다. 투심의 무브먼트가 좋으니까, 스위퍼가 더 부각되는 거 같다. (두 구종의 피치 터널도)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피치 터널은 투수가 공을 던진 순간부터 타자가 구종을 판단할 때까지의 구간을 일컫는다. 구종마다 투구 폼과 공의 초기 궤적이 비슷하다면 타자가 반응할 수 있는 시간은 더욱 짧아진다. 제구가 흔들리면 위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네일은 현재 볼넷(74타자 상대)이 없다. 이범호 KIA 감독은 "네일은 KBO리그에 적합한 투수"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KIA는 지난 시즌 뒤 외국인 투수 2명(마리오 산체스·토마스 파노니)을 모두 바꿨다. 2021년 메이저리그(MLB) 풀타임 경력자 윌 크로우가 1선발로 평가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네일의 위력이 기대 이상이다. 크로우(3경기, 평균자책점 5.40)와 토종 에이스 양현종(3경기, 평균자책점 4.32)의 시즌 출발이 더딘 상황. KIA로선 네일의 활약이 더욱 반갑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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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보고 조리봐도 롯데의 마지막 승부수 윌커슨, '복덩이' 승리 요정이네

애런 윌커슨이 자신을 마지막 승부수로 선택한 롯데 자이언츠의 결정에 보답하고 있다. 롯데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7-1로 이겼다. 최근 2연승과 함께 6위 KIA와 승차를 1.5경기 차로 좁혔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선발 투수 윌커슨이었다. 타선의 12안타 지원사격 속에, 윌커슨의 6이닝 무실점 투구가 가장 돋보였다. 장점인 제구력을 앞세워 무4사구 투구를 했고, 탈삼진 5개를 추가했다. 윌커슨은 주춤하던 롯데의 마지막 승부수다. 6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도전하는 롯데는 올스타 휴식기에 댄 스트레일리(3승 5패, 평균자책점 4.37)를 방출하고 윌커슨을 영입했다. 마운드에서 영입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윌커슨은 총 4차례 등판에서 2승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고, 롯데는 그가 등판한 4경기에서 3승(1패)을 챙겼다. 유일한 1패는 지난 1일 NC 다이노스전이었다. 윌커슨은 6이닝 6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는데, 타구가 조명탑에 가려 평범한 뜬공이 2루타로 둔갑하는 불운이 나온 뒤 실점했다. 윌커슨은 짧은 기간 KBO리그에 적응을 마쳤다. 7월 26일 첫 등판(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2실점을 올린 이후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 중이다. 부담스러운 등판 상황에도 호투 릴레이다. 윌커슨은 지난달 26일 데뷔전에선 두산 베어스의 창단 최다 12연승 도전을 저지했다. 이와 동시에 팀 3연패도 끊었다. 8월 1일 NC전 등판 후 나흘 휴식하고 마운드에 오른 지난 6일 사직 SSG 랜더스전에서는 상대 타선을 얼어붙게 했다. 7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7회 추신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유일한 출루를 허용했다. 윌커슨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KBO리그 역대 세 번째 '팀 노히트노런' 기록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롯데는 8회 말 결승점을 뽑아 1-0으로 승리, 3연패에서 탈출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윌커슨이 호투를 이어가자 이번 주부터 외국인 원투 펀치의 5일 간격 등판을 예고했다. 찰리 반즈와 윌커슨은 나흘 휴식 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윌커슨은 11일 KIA전서 또 나흘 휴식 후 등판했는데 이번에도 호투하며 믿음에 보답했다. 지난 1일 NC전 5회 2사 후부터 14와 3분의 1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 중이다. 정교한 제구력과 공격적인 투구로 볼넷과 수비 시간을 줄인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67.7%로 높다. 윌커슨은 "나는 초구 스트라이트를 잡아야 승부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며 "최대한 빠른 템포로 던져 야수진이 힘들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평균 6이닝 투구로 불펜의 부담도 줄여주고 있다. 롯데는 윌커슨의 활약 덕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롯데는 최근 5경기서 4승 1패를 거뒀는데, 그 가운데 윌커슨이 두 차례 등판해 1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형석 기자 2023.08.1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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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大)를 위한 희생? ‘탈꼴찌’하자고 ‘에이스+라커룸 엄마’ 저버렸나 [IS 포커스]

‘최하위’ 삼성 라이온즈가 결국 앨버트 수아레즈와 결별했다. 삼성은 10일 수아레즈를 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6일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4주 이탈이 확정된 수아레즈를 삼성은 기다릴 수 없었고, 결국 웨이버 공시를 요청해 그와 결별했다. 웨이버 공시는 그 선수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말로, 삼성이 수아레즈를 향한 보유권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다. 타 구단은 공시 후 7일 내에 계약양도신청을 할 수 있고, 공시 구단은 양도신청을 한 구단에 ‘무조건’ 선수를 내줘야 한다. 삼성은 “잔여 시즌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기조 아래 수아레즈를 웨이버 공시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97경기를 치른 현재 시점에서 삼성의 순위는 최하위로, 가을야구권인 5위까지 9.5경기 차이가 나는 꼴찌에 머물러있다. 사실상 가을야구가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은 수아레즈를 포기하고 ‘탈꼴찌’를 택했다. 삼성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팀 내부에서도 고민이 정말 많았다. 잔여 시즌도 잔여 시즌이지만, 시즌 종료 후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돼 다른 팀과 계약할 수 있어 리스크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여기에 너무 연연하면서 잔여 시즌을 포기할 순 없었다. (일찍 포기하는 것은) 팬들을 향한 예의도 아니고 감독님 기조와도 방향성이 어긋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에서, 어떻게 보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했다”라고 전했다. 수아레즈는 올 시즌 19경기에 나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KBO리그 2년 동안 49경기 10승 15패 평균자책점 3.04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타선의 득점 지원 부재와 수비 실책, 불펜 방화 등으로 승운이 따라주지 못했지만, 이 성적이면 검증된 외인 투수가 필요한 구단이 충분히 탐낼만한 인재다. 실력뿐 아니라 인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다. 삼성 더그아웃에서 ‘엄마’ 역할을 톡톡히 하며 젊은 투수들을 다독인 일화들은 이미 유명하다. 타자들이 빈타에 허덕이며 수아레즈의 승리를 챙겨주지 미안해하고 있을 땐, 직접 ‘미안해하지마’라는 한글 문구를 라커에 붙여 선수들의 자신감을 북돋은 일화도 있었다. 투수들뿐 아니라 포수, 야수 등 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했던 수아레즈였다. 하지만 삼성은 이러한 수아레즈를 기다려주지 않고 결단을 내렸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어쩔 수 없다지만, 팀의 에이스이자 라커룸 리더 역할을 했던 선수를 우승이나 가을야구도 아닌 ‘탈꼴찌’를 위해 포기한 것은 아쉬운 결정으로 비춰지는 대목이다. 한편, 수아레즈와 결별한 삼성은 NC 다이노스에서 웨이버 공시된 테일러 와이드너를 (계약)양수한다. 와이드너는 올 시즌 11경기에 나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했다. 마지막 두 경기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13이닝 3실점)로 호투한 것은 고무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수아레즈 재영입 등) 내년 상황은 지금 고민할 때가 아니다. 지금으로선 와이드너가 남은 시즌 동안 잘 던져주길 바랄뿐이다”라고 말했다. 윤승재 기자 2023.08.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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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첫 국가대표, 첫 AS…신인왕 향해 뚜벅뚜벅 문동주, 첫 3연승 도전

국가대표. 그리고 올스타까지. 2년 차 문동주(19·한화 이글스)에게 붙는 수식어가 하나씩 늘기 시작했다.문동주는 지난 4일 발표된 KBO리그 올스타전(7월 15일 부산 사직구장) 감독 추천선수 명단 26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올 시즌 14경기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 중이다. 팬 투표에서는 레전드 양현종(KIA 타이거즈)에게, 선수단 투표에서는 현재 최고의 투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과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에게 밀렸다. 그러나 최원호 힌화 감독의 추천을 받아 '별들의 잔치'에 나가기에는 부족함 없는 성적을 올렸다.다소 굴곡은 있어도 꾸준히 상승세다. 지난 시즌 부상 회복과 이닝 관리에 집중한 그는 올 시즌은 처음부터 선발 투수로 출발했다. 4월 KBO리그 국내 투수 역대 최고 구속 신기록(160.1㎞·PTS 기준)을 세운 그는 5월 부진(1승 2패 평균자책점 8.22)을 딛고 6월 쾌투(3승 1패 평균자책점 2.14)로 반등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직전 2경기 연속 호투(1승 13이닝 비자책)한 덕분에 태극마크의 영광도 얻었다. 상쾌하게 출발한 6월은 마무리도 깔끔했다. 6월 24일 NC전에서 8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더니 30일 삼성전에서 6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연승을 거뒀다. 문동주 개인의 연승뿐 아니라 한화의 7연승(이후 1일 삼성전에서 8연승 기록)을 만드는 결정적인 활약이었다.최원호 감독이 "연타를 맞을 수가 없는 공"이라고 할 정도로 문동주의 구위(직구 평균 151.8㎞/h·선발 투수 2위)는 뛰어나다. 결국 멘털이 안정되면서 달라졌다. 문동주는 연승을 거둔 30일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투구에)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마운드에서는 타자와 공격적으로 싸우려 한다"며 "이제 포수 리드에 고개를 많이 젓지 않는다. 포수인 최재훈 선배님을 믿는다. 전력 분석팀도 도움을 많이 주셨고 투수 코치님께서도 조언 많이 해주셨다. 내 공을 믿고 던지고 있다"고 최근의 상승세를 설명했다. 그와 인터뷰를 나눈 김태형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워낙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행동하고 생각)한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6월의 눈부신 활약 덕에 문동주는 신인왕 레이스에서 다시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다. 5월 부진 때만 해도 1년 차 윤영철(KIA) 3년 차 김동주(두산 베어스) 등에 밀리는 듯했다. 이제는 당당히 성적으로 우세를 점하고 있다. 종합 성적표인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문동주는 1.72(스포츠투아이 기준)를 기록 중이다. 신인왕 후보로 거론 중인 김민석과 윤동희(이상 롯데 자이언츠·0.36)나 최지민(KIA·1.00) 윤영철(0.80) 김동주(1.04)와 비교해 차이가 크다. 문동주는 6일 대전 롯데전에 출격한다. 롯데는 지난 6월 13일 그에게 2와 3분의 2이닝 6실점을 안긴 난적이기도 하다. 안정세를 찾던 6월 그를 가장 흔들어놨던 상대다. 롯데 타선까지도 꺾을 수 있다면, 신인왕 1순위의 기세도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0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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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클래식] 오타니처럼, 4번타자 에이스를 보고 싶다

"투수 오타니와 타자 오타니 중 누구와 상대하고 싶나?"필자가 2015 프리미어12 대회 당시 일본 취재진으로부터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다. 당시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의 오타니 쇼헤이는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던 중이었다. 필자는 솔직하게 "투수 오타니가 더 껄끄럽기 때문에 타자 오타니와 승부하고 싶다"고 답했다. 오타니는 당시 대회 한국과의 개막전, 준결승전에 두 차례 등판해 총 13이닝 동안 3피안타 21탈삼진 무실점으로 우리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오타니가 대단한 투수임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상대하며 그걸 더 확실히 느꼈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 '오타니 열풍'이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강타하고 있다. 2021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오타니는 올 시즌 타석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61홈런을 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MLB 전체 홈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오타니는 미국 야구를 '지배'하고 있다. 홈런 1위가 수준급 선발 투수로도 활약하고 있다. 오타니의 활약 덕에 일본 야구와 일본인 메이저리거에 대한 인지도와 평가가 더 좋아진다고 한다.우리 야구 역시에서도 잘 치고 잘 던지는 선수들이 많았다.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초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정보고) 박노준과 김건우가 투수로 나서면서 3~4번 타자로 활약했다. 박노준은 고려대를 거쳐 OB 베이스에 입단한 1986년부터 1988년까지 타자뿐만 아니라 투수로도 43경기(평균자책점 3.13)에 등판했다. 해태 타이거즈 출신의 김성한은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타율 0.305 13홈런 69타점에, 10승 5패 평균자책점 2.79를 올리기도 했다. 과거 상당수 선수가 투수와 타자를 병행했다. '투잡'을 하면 야구에 대한 이해도와 경기를 읽는 능력이 좋아진다. 아마추어 야구에서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다가 프로 입단 후 투수에 집중한다면 상대를 간파하고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타자로 나선 경험 덕분이다. 오타니 역시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천부적인 재능에 투타를 병행하며 얻은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한국 아마추어 야구는 2004년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중고교에서도 투수와 타자 중 한쪽에만 집중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4번 타자 겸 에이스가 줄어들었다.추신수(현 SSG 랜더스)가 부산고 시절 4번 타자 겸 에이스로 활약했다. 좌완 투수로 최고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기도 했다. 전도유망한 투수였던 추신수는 미국 무대로 건너가 선택의 갈림길에서 야수를 택했고, 결국 한국인 최고의 MLB 야수로 성장했다. 현역 선수로는 투수와 타자를 모두 경험한 마지막 세대에 해당한다.추신수도 아마추어에서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는 필자의 의견에 동의했다. 지난 17일 통화에서 추신수는 "학창 시절 투수와 타자를 다 해본 게 큰 도움이 됐다"면서 "당시 타자들은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해 홈런을 정말 많이 쳤다. 투수 입장에서 좌우 코너워크를 굉장히 신경 써 제구가 향상됐다"고 전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도 드러났듯 KBO리그 투수의 실력은 처참한 수준이다. 마운드를 되살려야 한다. 지금 한국 야구는 구속에만 집착한다. 시속 150~160㎞ 빠른 공을 던지는 게 전부가 아니다. 문동주도 김서현(이상 한화 이글스)도 아직 멀었다. 에이스 겸 4번 타자를 다시 보고 싶다. 아마추어 야구에서 지명타자 제도부터 없애야 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3.06.21 07:01
메이저리그

'야구 몰라요' 탬파베이 14연승 신기록 도전 무산…ERA 11.17 토론토 선발에 막혔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개막 최다 14연승 도전이 멈춰 섰다. 탬파베이는 1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원정 경기에서 3-6으로 졌다. 올 시즌 개막 14번째 경기에서 당한 시즌 첫 패배였다. 이로써 탬파베이의 개막 최다 연승 기록 도전은 실패했다. 탬파베이는 전날(14일) 보스턴 레드삭스를 꺾고 올 시즌 개막 13연승 중이었다. 이는 MLB 개막 최다 연승 행진으로, 36년 만에 나온 타이 기록이다. 탬파베이에 앞서 1982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1987년 밀워키 브루어스가 개막 후 13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1884년 세인트루이스 마룬스가 개막 20연승을 올렸지만, 현대 야구가 시작된 1901년 이래 MLB 개막 최다 연승 기록에 해당한다. 이날 토론토를 제친다면 MLB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 작성이 가능했다. 탬파베이의 도전을 멈춰 세운 건 토론토 선발 투수 호세 베리오스였다. 이날 선발 투수 맞대결에선 2경기에서 13이닝을 던져 총 3피안타 1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중인 드루 라스무센(탬파베이)의 우위가 점쳐졌다. 반면 베리오스는 전날까지 2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1.17로 크게 부진했다. 7년 총 1억 3100만달러(약 1712억원)의 잭팟 계약이 무색할 정도로 줄곧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그런데 베리오스는 이날 탬파베이를 상대로 호투했다. 총 5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첫 승(2패)을 따냈다. 반면 라스무센은 4와 3분의 1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해 시즌 첫 패(2승)를 당했다.토론토는 1회 말 조지 스프링어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토론토는 2회 2사 1, 2루에서 터진 보 비셋의 1타점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탬파베이가 4회 초 1점을 만회했지만, 토론토는 5회 말 1사 만루에서 연속 밀어내기 볼넷과 상대 실책으로 4점을 얻어 승기를 굳혔다. 탬파베이는 7회 조호세 베리오스시 로와 크리스티안 베탕코트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3-6까지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이형석 기자 2023.04.15 14:16
프로야구

[IS 냉탕] '고영표 카드' 당겨 쓴 KT, 다음 상대는 '극강' 페디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한 결과가 '패배'였다. KT 위즈가 시즌 첫 3연전 스윕 위기에 몰렸다.KT는 1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를 1-5로 패했다. 1-0으로 앞섰지만, 경기 중후만 마운드가 무너졌다. 전날 0-1 패배에 이어 3연전 중 첫 두 경기에 모두 패하며 3승 4패로 시즌 5할 승률이 붕괴했다.KT로선 1패 이상의 충격이었다. 이날 선발 투수가 국가대표 사이드암스로 고영표였다. 고영표는 로테이션상 13일 등판이 예상됐다. 하지만 등판을 하루 앞당겼다. NC 선발 투수가 '임시 선발' 이용준이라는 점이 고려된 결정이었다. NC는 13일 에이스 에릭 페디가 출격할 예정이어서 '선발 미스 매치'로 최소 1승을 확보하겠다는 의미가 강했다. 페디는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2승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13이닝 16탈삼진 무실점. KBO리그 외국인 투수 중 '최강'이라는 평가다.KT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쾌투한 고영표가 5위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고영표는 1-0으로 앞선 5회 말 1사 후 한석현과 서호철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 1·2루로 주자가 쌓였다. 이어 박민우에게 2타점 3루타를 맞았고 2사 3루에선 박건우에게 통한의 투런 홈런까지 내줬다. 초구 131㎞/h 투심 패스트볼이 왼쪽 폴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장타로 연결됐다. 실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4로 뒤진 6회 말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또 한 번 홈런을 맞았다. 이번엔 115㎞/h 커브가 왼쪽 펜스를 넘어갔다.땅볼 유도형 투수인 고영표는 지난해 758타자를 상대로 피홈런 7개만 허용했다. 리그에서 장타 허용이 적은 투수지만 이날은 달랐다. 고영표가 한 경기 피홈런 2개를 내준 건 2021년 10월 9일 잠실 LG 트윈스전(6이닝 8피안타 2피홈런 3실점) 이후 550일 만이었다. 경기 최종 기록은 5와 3분의 2이닝 8피안타(2피홈런) 6탈삼진 5실점 패전.고영표 카드를 앞당겨 쓴 KT는 시리즈 스윕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NC는 예정대로 12일 선발 투수로 페디를 예고했다. 선발 자리가 공석인 KT는 조이현을 내세운다. 조이현이 초반 이닝을 책임지면 불펜 투수를 줄줄이 투입하는 '불펜 데이'로 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부담이 큰 매치업이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12 21:55
프로야구

불펜 신인왕·특급 포크볼러....일본전 '약속의 8회' 가능할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놓인 한국야구. 최악의 분위기로 '숙적' 일본을 상대한다. 초반 기세 싸움도 열세인데, 뒷문 공략마저 버거워 보인다. 한국은 지난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WBC 1라운드(B조) 1차전에서 7-8로 패했다. 마운드는 홈런 3개를 허용할만큼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고, 타선은 5회 말 1사까지 무안타에 그쳤다. 4-5로 지고 있던 7회 말 1사 주 없는 상황에서는 대타 강백호가 좌전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다가 태그 아웃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발생했다. 한국은 충격적인 1패를 당한 상황에서 '홈팀' 일본과 10일 1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2라운드(8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본을 반드시 잡고 B조 다른 나라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그동안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일본 선발 투수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5년 나선 프리미어12에서는 두 차례 오타니 쇼헤이에게 13이닝 동안 1점도 내지 못했다. 2021년 출전한 도쿄 올림픽 준결승전에서도 야마토모 요시노부에게 2득점에 그쳤다. 역대 야구 한일전은 대체로 경기 후반 승부가 갈렸다. 한국은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자주 보여줬고, '약속의 8회'라는 표현도 생겼다. 하지만 호주전에서 드러난 한국 타선의 컨디션을 고려하면 일본 허리진 공략도 쉽지 않을 것 같다. 한국이 고우석·정우영 등 20대 중반 젊은 필승조를 구성한 것처럼, 일본도 영건들이 뒷문을 지키고 있다. 대표 선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오타 타이세이다. 2022시즌 데뷔한 그는 37세이브를 기록하며 일본 프로야구(NPB) 신인 선수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쓴 투수다. 시즌 평균 구속(포심 패스트볼 기준) 153.1㎞/h를 기록할 만큼 빠른 공을 던진다. 최고 159㎞/h. 올겨울 더 빠른 공을 던지기 위해 투구 폼에 변화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차 클로저 쿠리바야시 료지(히로시마 도요카프)도 경계 대상이다. 2021시즌 37세이브, 2022시즌 31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다. 통산 101경기 평균자책점이 1.16에 불과할 만큼 '짠물 피칭'을 보여줬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나서 일본의 2-0 승리를 지켜낸 투수이기도 하다. 구속은 오타보다 덜 나오지만, 주 무기 포크볼이 날카로워 탈삼진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서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던 마쓰이(라쿠텐 이글스)도 지난 7년 동안 한층 성장했다. 2022시즌 NPB 퍼시픽 리그 세이브왕(32개)에 올랐다. 최근 2시즌(2021~2022) 70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두루 구사하는 '기교파' 투수다. 이밖에 2022시즌 홀드 43개를 기록한 '슈퍼 셋업맨' 유아사 아츠키(한신 타이거즈) 2022년 일본 시리즈에서 5와 3분의 2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오릭스 버팔로스의 우승을 이끈 '파이어볼러' 우다가와 유키도 요주의 투수다. 공이 빠르고 포크볼을 기본으로 장착한 투수들이 즐비하다. 한국 타자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안희수 기자 2023.03.10 05:20
메이저리그

'한일전 경계 0순위' 오타니, 고속 슬라이더 투구 영상으로 '무력시위'

이강철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계 1순위’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력시위’를 펼쳤다. 오타니는 8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불펜 투구 영상을 올리며 “야구가 곧 돌아온다(baseball is coming back soon)”라고 전했다. 눈에 띄는 점은 슬라이더였다. 포수 시점에서 찍힌 해당 영상에서 오타니는 직구와 자신의 장기인 ‘고속 슬라이더’를 미트에 꽂아 넣으며 공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여 리그를 평정한 바 있다. 최고 159km의 직구가 있음에도 오히려 비중을 낮추고(27.6%) 슬라이더 비율을 39.1%까지 늘리며 타자들을 교란시켰다. 그 결과 오타니는 지난해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투타겸업으로 10승과 30홈런을 동반 달성하는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되기도 했다. 오타니의 활약은 한국 대표팀에 큰 위협이다. 한국은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과 예선 B조에 속해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오타니가 WBC에서도 투타겸업을 예고해 예선부터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한국은 오타니를 상대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한국은 지난 2015 프리미어12에서 오타니를 두 차례 만나 13이닝 1안타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인 바 있다. 7년 전에도 대단했지만, 지금은 MLB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한국 대표팀에 큰 위협이다.한편, 오타니는 일본 대표팀이 아닌 소속팀 스프링캠프에 먼저 참가한다. 시범경기까지 한 차례 등판을 마치고 3월 1일에야 대표팀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2.08 10:46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한국과 다시 만날 오타니, 7년 전과는 다르다

7년 전 한국 야구대표팀을 압도했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더 막강한 모습으로 국제대회에 돌아왔다.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는 3월 10일 일본 대표팀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일본 대표팀은 선발 로테이션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오타니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원투 펀치를 맡는 건 자명하다. 대회 우승을 노리는 일본의 목표는 1라운드 전승일 것이다. 유일한 변수가 한국전이다. '상등마'인 오타니는 순서대로라면 1차전(중국)에, 전승을 노린다면 승부처인 2차전(한국)에 낼 가능성이 크다.한국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오타니다. 그는 이미 지난 2015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2경기 13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노히트 노런에 가까운 충격을 한국 팬들에게 안겼다.햇수로 7년이 흘렀다. 당시에도 괴물로 불리던 오타니는 이제 전혀 다른 수준의 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MLB) 선수라서,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2018년까지 힘으로 밀어붙이던 투구가 해가 갈수록 원숙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개인 첫 규정이닝과 2점대 평균자책점(2.33)을 기록하면서 MLB 톱클래스 투수가 됐다. 오타니는 지난해 9이닝당 볼넷(2.39개) 9이닝당 홈런(0.76개) 9이닝당 탈삼진(11.87개)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단순히 MLB 성적이 높아진 게 아니다. 문자 그대로 '다른' 투수가 됐다. 2015년 오타니는 강속구가 중심인 '스리 피치' 투수였다. 최고 시속 160㎞ 강속구와 최고 시속 145㎞의 고속 포크볼·슬라이더를 구사했다. 일본프로야구(NPB) 기록 사이트 베이스볼데이터에 따르면 그해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뛰었던 오타니는 직구 비중이 56.61%에 달했고 포크볼(20.73%)과 슬라이더(17.67%)를 함께 구사했다. 포크볼을 구사하는 감각도 좋았다. 김인식 당시 대표팀 감독은 오타니와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완패(6이닝 노히트 무실점)한 후 "KBO리그에서 그만한 공을 보기 힘들었다. (포크볼을) 완전히 끼는 것과 걸치는 것 두 가지를 던지더라"고 했다. 큰 각도로 떨어지는 포크볼과 빠르고 각이 적은 스플리터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는 뜻이다.지난해 오타니는 달랐다. MLB의 현 트렌드에 맞춰 변화구 비중을 대폭 늘렸다. 직구 평균 스피드(시속 97.3마일·156.6㎞)가 여전한데도 투구 비중이 27.6%에 불과했다. 대신 슬라이더 비율을 39.1%까지 늘렸다. 포크볼(12%) 커터(컷패스트볼·9.1%) 커브(8.6%)까지 5개 구종을 모두 유의미한 비중으로 던졌다. 3.7%만 구사한 싱커조차 무브먼트가 뛰어나 미·일 매체들의 주목을 받았다.오타니가 슬라이더를 늘린 건 '직구가 기본'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탐 버두치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기고문을 통해 지난 시즌 MLB 투수들이 던진 슬라이더의 전체 피안타율과 피장타율이 시속 97마일(157㎞) 이상 직구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소개했다. 모든 타자는 직구를 대비하고 타석에 들어서는 만큼, 제1 변화구의 비중이 직구와 비슷하거나 더 높다면 위력도 증대된다. 특히 오타니 같은 강속구 투수가 던진다면 더욱 그렇다.오타니는 2015년 대회보다 'KBO리그에서 상대하기 힘든' 투수가 됐다. 1라운드 제한 투구 수가 65구에 불과하지만, 현재의 오타니라면 5이닝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 2015년에는 한국의 대역전승으로 오타니가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현시점 그는 MVP 후보 '0순위'다.차승윤 기자 2023.02.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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